많은 사람들 속의 나를, 견딜 수 없다.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맑은 마음과 밝은 시선을 갖지 못했으므로 눈을 뜨고 서서 꿈속을 헤맨다. 무기력과 충동, 우울과 불안, 고열과 악몽 사이를 이리저리 떠돈다.
삶은 인과로 이루어져 있지 않고 노력만큼의 결과가 약속된 것도 아니다. ’ 최선을 다했다’는 말은 더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생떼라도 쓰고 싶어진다.
세상이 왜 이러냐고.
왜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느냐고.
‘아무'를 '내가 사랑하는 사람'으로 바꾸면 이해가 더 쉽겠지. ‘아는 누구’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인 것처럼.
흐릿한 단어들 뒤로 숨는 선명한 민낯의 마음들.
지금의 고통에서 빠져나오든, 나오지 못하든 앞으로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자기 스스로에게도 이런 식의 예언 밖에 할 수 없는 나를, 나는 ‘견딜 수 없다’는 말로 견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