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

도란도란 프로젝트 - 백 열 여덟 번째 주제

by 도란도란프로젝트

문득 우울한 마음이 들어

슬그머니 울었다


딱히 아픈 것도 아닌데

이렇다할 이유도 없이

왈칵 쏟아졌다


엉엉 울고 나니

소맷단이 눈물 자욱으로 물든 것에

괜스레 더 슬픔이 덧대어졌다


눈물이 나도

그대로 슬픈 법을 잊었나보다


언제 즈음 울어야 할지

그런 시기를 모르고

꾹꾹 담아두고 왔나보다


너도 그럴까

너의 밤도 이렇게나 우울할까



-Ram


1.

언제 멈추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뾰족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시간이 흐르면서 해결되었다.

그래도 시간에 결정을 맡기는 것보다 작위적으로라도 결정하는 편이 낫다.

그렇지. 그게 낫겠지.


2.

보고, 듣고, 느끼고, 이해하고, 소화해야 하는 것들이

하루하루 밀려온다.

우울할 틈도 없이, 우울에 빠질 시간도 없이 여러 감정들이 나를 지나친다.

그런 지나치는 감정들에 이제는 조금 익숙해져간다.


3.

원래 두통을 모르고 살았다.

그런데 며칠 전, 이제 두통이구나 싶은 두통이 왔다.

두통이 왔구나, 라고 깨닫자 두려워졌다.

내가 알고 싶지 않은 통증이였는데.

이젠 나도 느낄 수 있는 통증이 되었다.


4.

시간이 지날수록 선택이 더더욱 무거워진다는 사실이 뼈저리게 와닿는다.

아.

한순간 가볍게 선택하기엔 미래가 정말 많이 바뀔 것이다.


5.

네가 우울해할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정말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안타깝고 슬프다.

너의 우울함의 깊이까지 내가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고 느꼈다.

너의 어디까지 내가 존재하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어디에나 내가 존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느껴버리자 그만큼의 심리적인 거리감과,

소외감과, 오만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나는 네게 중요한 존재이고 싶었다.



-Hee


오늘은 벌써 수요일이네요. 잘 지내고 있나요?

직접 안부를 전할수는 없어 오늘도 글을 씁니다.


나는 잘 지내고 있어요.

좋아하는 일을 배우고 있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과 호흡을 맞추어 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내 계약이 좋은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좋은 결과가 있을 수도 있겠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요.


나 역시 때때로 우울한 기분이 들기도해요. 힘든 일이 없는 것도 아니랍니다.

그래도 요즘은, 내가 바라는 나를 조금은 되찾은 것 같아요.

그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오늘은 당신이 민들레 같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나의 마음이 잠시 피고지는 벚꽃 같지 않기를 바라기도 하였답니다.


당신과 가까이 지내며 서로의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지만,

당신을 눌러내지 않도록 스스로 담아내는 일이 많습니다.

당신에게 해가 되고 싶지는 않아요.


그렇다고 당신에게 하고픈 연락을 안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따금 아무 이유 없이 연락왔다고 놀라지 말아요.

연락에 어떠한 계산이 있는 것이 아니랍니다.

그냥 연락을 하고 싶었고, 당신이 궁금하였고, 그래서 연락을 했을 뿐이랍니다.


연락하고 싶을 때, 일단 연락하는 것.

그래야 언제나 당신에게 당당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당신에 대해서만큼은, 나중에 가서야 후회하고 싶지 않아요.


잘 지내고 있나요?

내 마음을 모두 말할 수는 없어 오늘도 글을 씁니다.



-Cheol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번 주는 휴재합니다.



-Ho


2016년 4월 10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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