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프로젝트 - 이백 열 아홉 번째 주제
그건 아주 사소한 사건에서
비롯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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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실
하얀밥을 망치는
초록 완두콩들이 싫었다.
그럼에도
애써 으득으득 그것들을
삼켜야만 했던 것은
그냥 그 순간을 망치고 싶지 않아서.
당신과의 즐거운식사를.
그뿐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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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부터였다.
콩 한 두조각을 말없이 함께
군말없이 먹는
호의는 자연스레 강요되었다.
콩만한 불편함은
하나둘 늘어갔고,
발 뒤꿈치가 벗겨진채로
새신발을 신는 듯한,
불편한 콩 씹기는
끝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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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곤 나중에야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내가 콩을 좋아하는 줄 알았다는
오해가
당신의 바보같은 무심함과
이기심이라는 것을.
콩만한 감정도
결코
무시하면 안되는 것이었다고
이제와 외치는 콩만한 사람아.
-Ram
1.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너무 막막하고, 슬펐다. 나는 마음의 준비가 정말 하나도 되지 않았는데, 너무 마음이 물렁물렁해서 그 말이 직격타로 꽂혔다. 숨을 쉬는 것 조차 힘들었다. 숨이 턱 막혔다. 어디서부터 정리해야 할지, 정리를 하면 나는 또 얼마나 아플지, 나는 정말 아무런 마음의 준비를 할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는데. 단 0.1%도 그런 마음이 없었는데. 눈물이 계속 났다. 입에서는 '나 어떡해', '나 진짜 어떡해' 라는 말만 읊조렸다. 자꾸 되풀이했다. 애석하게도 다시 연락이 오지 않았다. 마음이 아팠다. 어떻게든 다시 상황을 되돌리고 싶어서 다시 전화를 들었다. 그래서 요즘 자꾸 간이 콩알만해진다. 다시 또 언제 그 말을 들을까 너무 두렵다. 무섭다.
2.
항상 언제나 마지막에 드는 감정은 두려움이였다.
-Hee
하루 하루 어찌보면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을 나름대로 부지런히 챙겨나간다. 사실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이라면 계획조차 하지않고 생각이 나는 즉시(혹은 바로 그 다음날) 처리해버릴테지. 그래도 그 친구에 비하면 느린 걸음일지라도 뚜벅 뚜벅 처리해나간다.
계획된 방향으로 내 삶의 방향을 밀어가며 사는 삶. 물론 삶이란건 뜻대로 살아지지는 않는다. '어떻게 살것인가'에 대한 각자의 대답과 삶의 태도는 당연히도 모두 다르겠지. 스스로 택한 삶이란게 그저 이렇게 추구하는 의지와 방향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에 스스로 만족할뿐이다.
'콩 심은 데 콩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고 지금 처리해두는 일들을 잘 가꾸고 보살펴 나름대로의 과실을 거둘 수 있기를 마음깊이 바랄 뿐이다.
콩. 계획된 것들을 신경쓴다고 더 깊이있는 글을 써주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다.
-Cheol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이번 주는 휴재합니다.
-Ho
2018년 3월 18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