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프로젝트 - 서른 두 번째 주제
나는 화장을 잘 하지 않는 편이다.
아니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다.
매니큐어처럼 피부에 무언가 덧발라져 있다는 사실은
무언가 답답하고 꽉 막힌 기분이 들어서 싫다.
그런 내가 기초부터 썬크림까지는 마무리 한 후에
꼭 챙기는 색조화장은 입술 화장품.
립스틱, 혹은 틴트.
학생 때는 화장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예쁜 얼굴이라는
어른들의 말이 웃기고 이상했다
(지금은 이백퍼센트 공감한다)
하얗고 빨간 모습은 화장하기 전과 이렇게 다른데!
그래서인지 고등학생 때 부터
틴트(라고 불리는 빨간색 입술을 물들이는 물감같은 화장품)를
늘 챙겨다니며 앵두같은 입술을 흉내내고는 했다
그런 버릇만이 현재까지도 남아서
밖에 나갈때는 꼭 입술에 바르는 것만 챙긴다.
그 흔한 파우치 하나 없는 내 가방 속에 언제나
립스틱이나 틴트는 자리잡고 있다.
지금은 립스틱에 물들어
바르지 않으면 생기를 잃은 것 같은
내 입술의 칙칙함이 싫지만
‘립스틱 효과'라는 것 처럼
뭔가 바알갛게 물든 생기를 머금은 듯한
입술이 되어 있는 날에는
좀 더 자신감이 생기거나 말을 할 때,
누군가를 만날 때에도 기분이 좋다.
언제나 말하고 듣고 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얼굴을 보기 마련인데
말의 소리가 나오는 입술을 쳐다보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기에 윤기 나고 생기 있는 입술을 가졌을 때에
이야기 할 때에도 즐겁고 사진을 찍을 때도 기분이 좋다.
게다가 가끔은 흰색 종이컵에 무심결에
가져다 댄 입술에서
립스틱 자국이 묻어났을 때
조금은 어른이 된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어른들이 하던 것 처럼!)
색색깔 진열된 립스틱을 바라보며 고르는 것도 기분이 좋다.
오늘 밤에는 가디건을 꺼내들었다.
정말로 가을이 성큼성큼 달려드는 것 같아 묘했다.
조만간에 가을에 맞는 립스틱을 하나 사야지.
-Ram
1. '소각하.’
판사가 드디어 입술을 떼어 이야기를 했다.
판사의 말을 기다리며 판사의 입만 쳐다보았던 나는 순간 저 판사는 입술이 되게 조그맣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판사여서 그런가. 진한 립스틱을 바르진 않았지만, 연한 핑크색의 틴트를 바른듯 입술에서 광이 났다.
결국엔 그 판사의 입에서 원하는 단어가 나오게 되었다.
2. 이야기를 할까, 말까,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어렵게 굳게 다문 입술을 떼어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몇 분 뒤, 역시나 힘든걸까, 라는 생각이 들며 다시 입술을 닫았다.
3. 뽀뽀할 때에는 입술을 내밀어 '쪽’ 하는 소리가 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Hee
다가오는 입술
우리의 두근거리던 숨소리
그대와의 입맞춤으로 심장 떨리던 그러한 순수함.
잊혀져 간다
그대에게 내가 그렇듯.
-Cheol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이번주도 휴재합니다.
-Min
2014년 8월 17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