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프로젝트 - 삼백 서른 네 번째 주제
잠깐 시간 괜찮아?
잠깐이면 돼.
어려운 얘기 안 할게
부담스럽게도 하지 않을게.
어디에서 뭘 하고 지냈는지도
묻지 않을게.
그냥,
내가 아니 네가 그리웠었어.
문득 생각이 나서
염치 없지만 내 마음이 그랬어.
건강했으면 좋겠다.
언제나처럼 멋지고 해맑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잘 지내.
나도 잘 지낼게.
앞으로도 이렇게
내 연락일랑 받지 말아줘.
대답하지 말아줘.
나는 대답없는 외로움에 사무쳐도 좋으니,
그냥 네가 잘 살았으면 좋겠다.
사실 네가 잠깐의 시간도
내어주지 않을 걸 알아서
그래서 나도
투정부렸어.
내일도 맑은 날이더라.
잘 지내.
-Ram
1.
시간 참.
내가 아는 언니는 벌써 40대가 되어서 40대 기념으로 여행을 갔다 왔고
아직도 중학생 같은 동생은 30대가 되었어
30대가 된 동생은 벌써(는 사실 아니지) 결혼(해도 무방한 나이긴 하지) 얘길 꺼내고
가족들은 애지중지 생각하는 동생을 보내기 싫어해
과거에 날 붙잡기 위해 먼 길을 쫓아왔던 한 남자친구는 벌써 애가 둘이고
함께 강의실에서 웃던 귀여운 후배는 브라이덜샤워를 하고 있네
반 년 전 뉴욕에 같이 간 친구와는 하루가 멀다 하고 코로나로 얼룩진 뉴욕을 그리워하고 있고
추억은 힘이 없다는 너의 말처럼 언제 그랬냐는 듯이 우리들은 잊혀지고
시간이 지나도 그 상처는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 짐작하네
남는 건 사진 뿐이라는 말은 해가 지날수록 더욱 빛을 발휘해
저 멀리 메트로폴리탄에서 건너건너 말레이시아까지 온 달력은 힘없이 넘겨지고
그나마 위로가 되는 사실은
앞 날이 지나온 날보다 망망대해 같다는 거야
2.
내 평균 1km당 페이스는 5분하고도 20-50초를 왔다리갔다리하는데
요즘 노래 한 곡에 5분도 되지 않아서 한 곡이 끝나고 두번째 곡이 시작하고도
한참은 들어야 하더라
아침에 출근하면서 듣는 노래는 그렇게 짧을 수가 없고 휙휙 넘어가는데
러닝할때 듣는 노래는 왜 그렇게 길게 느껴지는지!
곡 길이도 비슷하고 심지어 비트는 더 빠른데 말이야
-Hee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고 한다. 다 시간이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아서 인데.. 어렸을 때는 참 빨리 크기만을 바랐는데 다 크고 나니 조금이라도 천천히 늙어가길 바라게 되었다.
알고 접하는 것이 많아질수록 하고 싶고 뛰어들어 보고 싶은 일은 많아졌는데, 절대적인 시간과 돈을 투입할지 말지는 개개인의 선택에 달려있는 것 같더라.
하고 싶은 일을 통해 충분히 행복한 시간을 누리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이 시기에 누비고 누려야 하는 것들이 더 많더라. 하고 싶은 바른 일을 진심으로 다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하더라. 사회나 가정이 강요하는 프레임 속에서 내 선택이 제한될 수도 있는데..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게 되었다는게 참 감사했다.
너무나도 당연히 하루 하루 흘러가는 이 시간이,
새삼 참 감사하다.
-Cheol
이번 주는 휴재합니다
-Ho
2020년 5월 31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