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내일도"

도란도란 프로젝트 - 사백 여든 두 번째 주제

by 도란도란프로젝트

늘 한결같을 수는 없겠지만,

봄에 꽃이 피고

여름의 초록을 즐기듯,


당연히 가을, 겨울을 지새고

또 봄을 기다리고 싶어.


내일이 온다는 당연한 것들이

얼마나 대단한 일이야.


그 내일에

당신이 꼭 있어주길 바라.


영원히 함께하자는

진부한 이야기는 하지 않을게,


그래도

내가 그리는 오늘도,

네가 꿈꾸는 내일도


결국 더디게 오고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으로 쥐고 살게.


알아,

아픈 곳 없이 살 수 없지,

늘 성공하며 살 수 없지,


그래도

깔깔거리면서 어제의 추억을

조금 곱씹으면,

그것으로 조금 위안이 될 것 같아.


시간을 둘로 쪼개어

살 순 없지,


그래도 널 많이 아끼고

그리워하는 마음이

하루 이상의 것임을

오늘도, 내일도 알아주면 좋겠어.


생그러운 봄이 오는 일이

당연한 것들처럼.



-Ram


날 사로잡고 있었던 그것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아침에 눈을 떠서도, 커피를 마실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잠을 자기 직전에도 끈질기게 내게 달라붙었어. 단 한순간도 못 벗어날 것이라고 생각했어. 심지어 내가 웃고 있을 때도 말이야. 끊임없이 내 생각들과 때론 마음속까지 존재하는 그것들 때문에 난 어쩌면 평생 벗어날 수 없을 거라는, 그냥 내가 끌어안고 가야 하는 것이라고 인정해버렸지만 인정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어. 그런데 그런 시기가 지나고 나자 조금씩 머릿속이 맑아지더라. 그리 어둡진 않았지만 매우 녹진 거리던 그것들이 점차 사라지면서 나한테 없었던 새로운 것들이 내게 밀려 들어오기 시작했어. 오늘도 내일도 내 몸에 나도 모르게 생겨 찰싹 달라붙어 있는 점과 같은 존재일 것이라고 생각된 그것들은 어쩌면 내 미련의 한 가닥이었을지도 모르겠어. 만약 그렇다면 이젠 놓아줘야 할 때가 된 거지.



-Hee


하뛰하쉬. 달리기를 할 때 하루는 뛰고 그다음 하루는 몸을 쉬게 해주라는 말이다. 심폐능력은 둘째치고 근력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매일같이 뛰는 건 몸에 큰 부담을 준다. 특히 과체중인 사람은 뛰고 싶은 마음을 참고 하뛰하쉬를 꼭 실천하는 게 좋다. 발목과 무릎은 오늘만 쓰고 버릴 게 아니라 내일도 모레도 써야 하니까 말이다.


횡단보도 초록불이 몇 초 남지 않았을 때 외에는 뛸 일이 없는 양반들이 처음 달리기를 시작할 때는 걷지 않고 10분을 이어서 뛰는 것조차 힘들 수 있다. 그럴 때는 옆 사람과 무리없이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천천히 뛰어주면 된다. 낮은 속도에서도(적당히 높은 심박수를 유지할 때도) 심폐력은 무럭무럭 커지기 때문에 천천히 오래 달리는 연습을 통해 연속해서 뛸 수 있는 시간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지구력은 물론 빠른 속도까지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여태까지 뛰는 것은 아주 질색할만한 일이었다. 뛰어야 할 일이 학교와 군대에서 체력검정을 통과하기 위해 심장이 터져나갈 듯, 목에서 피 맛이 날 때까지 뛰어 본 경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괴롭기만 한데다가 기록도 잘 나오지 않는데 달리는 걸 좋아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뜬금없이 마라톤을 신청하게 돼서 달리기를 연습하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여전히 그랬을 것이다.


달리기를 배우며 이론과 훈련체계를 따라 연습하다 보니 이렇게 순식간에 반응이 느껴지는 운동이 또 없다고 느껴진다. 무너진 체력을 점점 쌓아 올리고 있는 요즘 매번 달리기를 할 때마다 (하찮은 기록이지만) pb를 갱신한다. 그래서인지 하루를 뛰면 그다음 날에는 어제보다 더 잘 뛰고 싶은 마음만 든다. 하지만 쉬어주는 하루들도 마라톤 완주를 향해 달라가는데 필요한 중요한 스텝. 쉬는 와중에도 한 단계 한 단계 차근차근 잘 나아가고 있다는 믿음으로 달리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는다.



-Ho


오늘도 별거 아닌 하루가 지나갔다.

이 언제 다시 돌아오랴.

아마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오늘이겠지.

그럼에도 내일은 내일에 돌아온다.

이 내일 언젠가는 오랴.

그리고 내일은 다시 오늘이 되겠지.



-Om


2023년 4월 2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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