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도란도란 프로젝트 - 오백 다섯 번째 주제

by 도란도란프로젝트

1)

나는 늘 고민이 많았다.


고민이 많다는 건

선택에 늘 장애물이 생긴다는 것이다.


사소한 것들도 괜스레 후회가 되고,

더 나은 선택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고민.


사람을 사귈 때에도,

물건을 고를 때에도,

감정을 표현할 때에도,


자꾸만 돌아보게 된다.


그 순간조차 후회할 걸 알면서도.


2)

그럼에도 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준다.


상대방의 고민을 듣고 있노라면,

그의 생각과 마음의 깊이를

가늠하게 된다.


어떠한 고민이 있는지,

더 많은 것들을 하고픈 것은 아닌지,

욕심이 있는 대상이

어디에 머무르는지,


그런 것들 말이다.


그래서 사실 내 고민은

말하기 두려워진다.


내가 얄팍한 심보로 누군가를

가늠했던게 부끄러워서,

나의 깜냥으로 뭔갈 들여다보듯

했다는 사실이 낯부끄러워서.


3)

그래도 내가 안고 가는

사람들이 있다.


나의 고민과 감정을 주저없이

말할 수 있는 손에 꼽히는

사람들.


나의 밑바닥부터

부끄러운 감정의 민낯을 낱낱이 드러내도


나를 손가락질 하거나,

가늠하지 않고 품고 가는 사람들.


나역시 그들의 깊이나 마음을

재본 지가 언제인지,

그럴필요조차 없는 인연들.


나와 딱 맞춰진 사람은 없지만

얼추 비슷한 고민을 안아본 사람들과

지금을 함께하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사실 작고 뒤틀린

나를 안고 품어준 사람들.


나의 고민을 함께 귀히 여겨주는

그런 사람들,

나도 그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야지.



-Ram


1.

고민이 없었(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하루하루 고민 없이 먹고, 자고, 놀았고, 지금이 분명 제일 인생에서 행복한 때라고 마음속으로 몇 번이나 되뇄다. 모든 조건들이 완벽했다. 모든 조건들이 완벽한 것처럼 보였다. 근데 생각처럼 행복하지 않았었고, 작은 틈 사이엔 일방인지 아닌지 모를 사랑이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또다시 번지수를 잘 못 찾은 애정은 공중에 흩어졌다. 그렇게 행복을 세뇌시키며 지냈었다.


2.

아무리 고민해 봐도 답이 나오지 않을 땐 하고 싶은 대로 해야지, 뭐. 이것저것 재고 있다간 아무것도 못한다고. 일단 해보는 거야!



-Hee


고민에 대해 쓰는 게 고민이다. 고민 없는 삶은 간결하다고, 고민은 어차피 시간이 해결해 주기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은데, 감히 내가 할 이야기가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도처에 놓인 고민거리를 강아지 똥 피하듯 피해 가는 것을 간결하다고 착각했었나 보다.



-Ho


고민될수 있지. 그게 그만큼 중요하고 소중하다는 거겠지.

하지만 이미 답은 정해져있고, 아니 어쩌면 답이란 건 처음부터 없을지도 몰라.


어떤 선택을 하던 괜찮다는걸 알았으면 해.

잃는건 없어, 어떤 선택을 하던 무언가를 얻을거야.


다만, 고민하고 생각하는게 고통스럽다고 해서 진짜 해야하는 고민을 하지않고 도망가거나 외면하지 말았으면해. 그 과정은 반드시 고통스러울거야. 하지만 이겨내면 되. 나는 니가 충분히 그걸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될거라고 확신해.


그리고 그 길에 내가 언제나 사랑으로 있다는걸 기억해줘. 그 과정을 겪어낼 너를 보는게 나도 분명 힘들겠지만, 세상엔고민하는거보다 그냥 시작해버리는게 나은일이 더 많은것 같아. 해보면 별일아닌것도 많잖아.


잘 해쳐나가보자. 난 믿어.



-인이


2023년 9월 10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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