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프로젝트 - 육백 열 세 번째 주제
내가 가지고 있던 것 중에
가장 하릴없던 것.
매번 끊어내려고 했던 시도도
이어져가고자 했던 노력도
그냥 하나의 사소한
먼지 한 톨 만큼의
일로
산산이 깨부어 지는 날.
나는 다 견뎌볼 참이었다.
왜냐면 그럴 수 있을 줄 알았거든
나는 세상을 다 견디어낼
용기가 생겼다고 느꼈거든.
그게 내 의지이자
내 다짐이자
나의 선택이었지.
그런데 그런 것들은
정말 사소한 것들이었다.
너는 쥘수록 사라지는 모래같이
내 마음 사이사이로 흘러 사라졌다.
적시는 듯 하더니 이내 잠겨버린
나의 곳곳한 의지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를 노릇이었다.
나는 수없이 짓이겨진
고작 종이 한짝의
벗겨진 사람.
-Ram
나도 안다.
의지의 문제이긴 하다.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은데 미뤄둔 것들이 있으니까.
그런데 그 의지는 감정과 기분이 거의 좌우하는 것 같다.
통틀어 말하면 마음이지.
어디선가 보았다.
인생은 기분 관리라고.
기분, 감정, 마음, 의지, 행동, 결과, 그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
뭐가 먼저든, 뭐가 나중이든 결국 연결되어 있으니 하나라도 똑바로 되어야 한다.
하나가 틀어지면 모든 걸 다시 시작하고 다시 정비해야 한다.
그러므로 하나씩 하나씩 잘 다듬어서 연결시켜 보자고.
-Hee
이번 주는 휴재합니다.
-Ho
할 수 있으면 뭘 얼마나 할 수 있을까.
한계의 한계는 언제나 내가 정했다.
하고싶은 것에 비해 확신은 부족했고 목표는 컸고 의지는 박약했다.
확신이 가득한 사람이 늘 부러웠다.
자신에 대한 확신.
나는 늘 불안했다. 도저히 그만큼의 성과가 안나올까봐 처음의 자신감을 잃고 지뢰 포기하곤 했다.
사람들의 확신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과정을 즐기는 즐거움을 어떻게 잃지 않을 수 있을까.
바라는 바가 너무 컸었을지도.
처음부터 내 목표는 ‘성공’이었다. 실패를 꿈꿀 순 없으니. 부딪히고 넘어지고 싶지 않았을지 모른다.
몇 번 부딪히고 몇 번 넘어지다보니 조금은 익숙해졌다. 과정 자체를 익숙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 같기도 하다. 현실과 목표가 하늘과 땅 차이였었지만 단계를 하나하나 밟고 싶다.
의지박약. 의지력이 약하여 독자적인 결단을 내리거나 인내하지 못함.
인내하고 기다리자. 노력하는 자에게 운이 따를지니.
천천히 차근차근 밟아보자. 라고 또 한 번 도전해본다.
-NOVA
2025년 10월 5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