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流産)의 기억
이 장면은
차윤희가 자궁기형으로 유산이 되었음을 알게 되는 순간이다.
본인을 비롯해 남편과 가족 모두 슬퍼하는 에피소드가
2회에 걸쳐 진행되었다.
나는 결혼한 지 2년 차 되었을 때
처음 임신을 했었는데,
7주 차에 계류유산이 된 것을 알았다.
그게 뭔지도 모르겠는데,
젊은 의사는 온기라고는 하나 없이
아이의 심장은 뛰지 않으며
수술을 해야 한다고
차갑게 말했다.
그다음 해에 두 번째 임신을 했고,
큰아이를 낳았다.
15시간 넘는 진통을 하고
마지막에는 정신을 살짝 놓았었다.
그래서 흡입만출을 했다.
그리고 2년 뒤,
예정에 없이 세 번째 임신을 했다.
예정에 없던지라 조심하지 못해서
피부약도 먹고 감기로 주사도 맞았었지만,
4주 내에는 괜찮다는 의사 말에
불안하면서도 출산 준비를 했었다.
그런데 자궁경관무력증으로
18주 만에 사산을 했다.
그리고 2년 뒤 네 번째 임신을 했고
자궁경관봉합술, 양수검사, 조기진통 등으로
여러 차례 병원 신세를 지고
작은아이를 낳았다.
두 번의 유산에 대한 기억은
지금도 참 많이 아프다.
첫 번째 유산은
그야말로 정신없이 겪었었다.
그때가 몇 월이었는지, 어떤 계절이었는지도
기억 안 나는데,
의사에게 통보를 받는 그 순간,
의사의 표정과 나와 그 의사의 거리와 각도 등은
너무나도 선명히 기억난다.
두 번째 유산 때
나는
계속 불안해했던 내 마음이
뱃속의 아이에게 전해진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에 아팠었다.
그리고
사산된 아가를 본 남편은
며칠을 끙끙 앓을 정도로 아파했었다.
50년 가까이 살면서
아프고 슬픈 일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비율을 따지자면야
슬픈 일보다 기쁜 일이 더 많겠지만,
슬픈 일들은 왜인지 더 깊다.
그래서 내 기분이 우울해서 가라앉을 때마다
예전의 그 슬픈 일들과 만난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조금은 그 무게가 가벼워지기를,
그래서 쌓이지 않고
언젠가는 날아가기를
바란다.
언제까지 아플 수만은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