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사람, 친구
이 장면은
윤태형(김태훈)이 김은주(추자현)의 전화를 끊고
울음을 삼키는 장면이다.
"인디언 말로
내 슬픔을 자기 등에 지고 가는 사람이
누굴 말하는 거 같아?
친구래.
인디언들은 친구를 그렇게 말한대."
언젠가 윤태형(김태훈)이 김은주(추자현)에게 말해 준
친구의 의미였다.
김은주(추자현)는 그런 사람이 있냐고 물었었다.
내 질문도 같다.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사람이
'친구'라는 말에
별로 공감이 되지 않는다.
다만
불완전하고 불안정하던 어린 시절,
학업과 사랑 등으로 힘들어하던 순간들에 대해
친구가 함께 공유한 것을
'등에 지고 간다'로 표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우리의 우울한 과거를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는 법을
알고 있다.
그래서 친구가 굳이 필요없다는 말이냐 하면
물론 그건 아니다.
20년만에
고등학교 동창의 연락을 받았다.
그 친구는 갑자기 의욕이 뿜뿜해서는
온 동창을 다 모을 기세다.
자기가 연락하는 몇몇을 단톡방에 초대한 뒤
각자가 아는 친구를 초대하자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 단톡방을 나왔다.
그가 집으로 전화했을 때
잠깐 집에 들른 내가 그 전화를 받고
내가 불러세웠을 때
반갑게 그가 손을 흔들고.
인연은 그렇게 이어지는 것 같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사는 게 편하다.
불편함을 숨기고 인연을 이어가기에는
내가 너무 늙었다.
어쩌면 아직 속이 덜 영글었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