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용산, 그곳은 극장이 아니라 작은 공연장이었다
처음부터 믿지는 않았다.
정면, 양옆, 그리고 천장까지 화면이 펼쳐지는 4면 상영관이라니.
그게 정말 가능한가?
그게 몰입감을 만든다고?
하지만 그날,
CGV 용산의 SCREENX는
‘가능성’이 아니라 ‘현실’이 되어 눈앞에 있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아이유가 있었다.
대형 전광판 속, 무대 위의 모습 그대로.
잠시 걸음을 멈췄다.
이건 단순한 영화가 아니라
공연장 입장 전의 예열이었다.
극장은 이미, 하나의 콘서트장처럼 숨을 쉬고 있었다.
SCREENX.
처음엔 이 단어조차 낯설었다.
하지만 좌석에 앉아 천천히 조명이 꺼질 때,
그리고 정면 스크린에 빛이 들어오기 시작할 때,
나는 이미 그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어디를 봐도 화면이었다.
정면엔 그녀가 노래했고,
양옆은 무대의 끝에서 끝까지 이어지는 조명이,
천장 위에선 관객들의 함성과 빛이 퍼지고 있었다.
나는 지금, 콘서트장 한가운데 있었다.
목소리가 울리고,
조명이 나를 비추고,
무대가 나를 감쌌다.
화면을 본 게 아니라
공간 속으로 들어갔던 시간.
그게 SCREENX였다.
특별히 기대하지 않았던 것들이
가끔은 가장 강렬한 기억이 된다.
전석 리클라이너 좌석은
몸의 긴장을 천천히 풀어줬고,
팔걸이에 놓인 조절 스위치는
작은 제스처 하나로 자세를 바꿔줬다.
장시간의 공연 영상에도 불편함은 없었다.
오히려 몸이 편하니 마음이 더 깊이 들어갔다.
그녀의 목소리가 전신을 타고 흐르는 감각.
한 곡, 한 곡이 내 안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그날 CGV 용산은 극장이 아니었다.
조명이 꺼지고
사방의 화면이 열렸을 때,
나는 다시 아이유의 세계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콘서트 실황이라는 포맷을 넘어,
그녀와 관객, 그리고 무대 전체가
이 ‘공간’ 안에서 다시 태어났다.
스크린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내는 시간이었다.
영화가 끝났다.
조명이 켜졌고,
사람들은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그 감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앞,
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길,
그리고 마지막 포스터 앞을 지나기까지.
그 순간까지도 나는
그 무대 안에 있었다.
한참 후에야
극장을 나왔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때 비로소 알게 됐다.
이건 또 하나의 콘서트였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