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단말기 앞에서 멈칫했던 날, 카드 한 장의 기억

단말기 앞에서 들리지 않은 소리

by 서가

카드를 새로 받았다.

토스뱅크 체크카드.


기존 카드가 마모돼서 기능이 잘 안 먹히던 참이라

앱을 켜고, 익숙한 몇 단계를 지나, 재발급을 눌렀다.

심플한 UI와 부드러운 애니메이션,

익숙한 흐름 속에 의심할 틈은 없었다.

그저 다시, 같은 카드가 올 것이라 믿었다.


며칠 뒤

봉투를 뜯고, 카드를 지갑에 넣었다.

변한 것 없는 카드 한 장.

그날은 그렇게 평범하게 흘러갔다.


문제는 며칠 뒤

버스를 타려다 단말기 앞에서 멈춘 그 순간 찾아왔다.


삑—

익숙한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기사님이 힐끔 나를 쳐다보고

나는 황급히 지갑을 다시 뒤졌다.

다시 대봤지만, 반응은 없었다.


‘설마...?’

그제야 앱을 열고 확인해본다.

카드 정보 아래 적혀 있던 문장.


“후불 교통카드 미사용”


카드를 신청할 때

아무 것도 묻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한 줄짜리 선택 항목을

내가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토스뱅크의 카드 신청은 ‘간편함’을 지향하지만

그 속에서 선택적 기능은

이용자의 ‘주의’에 맡겨진다.


후불 교통카드는

예전 카드에서 사용하고 있었더라도

새 카드 신청 시 다시 선택해야 기능이 포함된다.

그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아무리 예쁜 카드라도,

지하철 개찰구 앞에선 무용지물이 된다.


조금 허탈한 마음으로

카드를 다시 재신청했다.

그리고 이번엔

그 항목을 또렷하게 ‘체크’했다.


이 일을 겪고 나서야 알게 됐다.

간편함이란 때로는

‘주의’를 생략하게 만든다는 것.

그리고 작고 흐린 체크박스 하나가

일상 속 흐름을 잠시 멈춰 세우기도 한다는 것.


다음에 누군가

“카드 다시 발급했는데 교통카드가 안 찍힌다”고 말하면

나는 아마 이 얘기를 꺼낼 것 같다.


작은 체크박스 하나를 놓치지 말라고.

모든 건 거기서부터 시작됐다고.



정보 출처 : 토스뱅크 체크카드 재발급했는데 교통카드 기능이 빠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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