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테기가 온 걸까

오늘은 브런치에 글을 써보겠다고 결심하다가도 결국엔 발행하지 못한 채 닫기를 누르게 된다. 그렇게 마음 속에 담아 둔 글감만 몇 개인지 모르겠다. 분명 전에는 잘 써졌는데, 몇 주째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모습을 보니 글테기가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물론, 브런치에 많은 글을 써오던 상황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래서 이번 글에는 글테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근의 근황에 대해 써볼까 한다. 근황을 한 스푼 담은 아무 말 대잔치가 될 것 같지만 말이다. 사실, 나는 얼마 전에 퇴사했다. 내게는 꽤나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이후에 소속이 없어진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도 존재했다. 무엇보다 이 직무를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만큼 이후에도 그 감을 잃지 않도록 브런치에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했었다. 하지만,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글을 써내려가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무언가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써지지 않는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쓰다가 '아, 이건 아닌 것 같아 다음에 다시 쓰자.'하고 창을 닫은 것만 수십 번. 그렇게 몇 주가 흘렀다.

물론, 퇴사를 한 후에 계속 바쁘게 지내왔기 때문에 글을 쓰는 데에 집중하기도 쉽지 않았다. 의도치 않게 바쁘다 보니 몇 주동안 내 일상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를 정도니까 말이다. 운동도 하면서 흐트러진 건강도 회복하려고 했는데, 아직 시도조차 하지 못 했다. 그러다 보니 답답함만 커져갔다. 어떤 날에는 자책도 했다. '아니, 전에는 그렇게 잘 쓰다가 이제는 이것도 못 써?'하는 생각이 드는 날들도 있었다.

그러던 중, 오늘은 문득 '가끔 글이 안 써지는 날도 있는 건데, 내가 이렇게 답답해하며 자책하는 것들이 오히려 글테기를 키우는 요인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생각해 보면 급할 것도 아니었기에 굳이 답답해할 것도 없었다. 그래서 10월의 남은 기간 동안은 답답한 감정은 잠시 접어두고,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최소한의 것들만 해나가다 보면 다시 에너지가 생겨서 글을 써내려가는 것도 다시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