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앞에 붙여 놓은 포스트잇에는 구불구불한 여섯 자가 쓰여 있다.
"한숨 쉬지 말자."
한때 나는 한숨을 자주 쉬었던 모양이다.
언젠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출입기자—지금은 모 경제방송의 보도국장이 된—와 골프를 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차 안에서 그가 한 말이 내 가슴에 박혔다.
"야 곽심온! 한숨 좀 그만 쉬어라. 그거 안 좋은 습관이야."
그 말 덕분에 나는 내가 얼마나 자주 한숨을 쉬는지 의식하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그 충고를 잊어버릴 즈음, 나는 타인의 한숨을 듣고서야 나 자신의 한숨에 대해 다시 인식하게 되었다. 어느 회의에서 한 팀장이 지속적으로 한숨을 내쉬었고, 그 소리가 회의실 전체의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모두가 그의 한숨 소리에 영향을 받아 의욕이 떨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나중에 동료들과 대화할 때 그 팀장에 대한 인상을 물었더니, "항상 지쳐 보이고 부정적이야"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제야 깨달았다—한숨은 단순한 숨소리가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 전달되는 메시지였던 것이다.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한숨은 '이 일이 버겁다', '이건 힘들겠다', '난 지쳤다'라는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직장 상사가 조심스럽게 건넨 한마디였다. "곽 팀장 요즘 힘든가? 왜 그렇게 한숨을 쉬어?" 내가 무의식적으로 내쉬는 한숨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인상을 남기고 있었는지 그제야 온전히 이해했다. 그들은 나를 능력이 부족하거나, 자신감이 없거나, 혹은 의욕이 없는 사람으로 오해했을 수도 있다.
습관이란 참 무서운 것이다. 내가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한숨은 나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작은 어려움에도, 사소한 불편함에도 자연스레 가슴 깊은 곳에서 끌어올려지는 그 소리.
한동안 나는 의식적으로 노력했다. 한숨이 나오려 할 때마다 호흡을 가다듬고, 작은 미소로 대체하려 했다. 때로는 성공했고, 때로는 실패했다. 그래도 내 안의 무의식적인 한숨의 빈도는 줄어들고 있었다.
하지만 삶이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새로운 업무와 관계 속에서 찾아오는 부담감, 늘어나는 책임과 줄어드는 여유. 어느새 나도 모르게 한숨은 다시 내 곁으로 돌아왔다.
얼마 전, 새로운 일터에서 만난—몇 칸 떨어진 곳에 앉아 있는—동료가 문득 물었다.
"무슨 고민 있어? 왜 그렇게 한숨을 쉬어?"
순간 나는 깜짝 놀랐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많은 한숨을 내쉬었던 걸까? 의식하지 못한 채로 다시 옛 습관으로 돌아가 있었다.
그날 퇴근 무렵, 나는 작은 노란색 포스트잇에 '한숨 쉬지 말자'라고 썼다. 단순한 여섯 글자지만, 나에게는 삶의 태도를 바꾸는 중요한 다짐이었다. 그리고 매일 눈에 띄는 책상 한편에 붙여 두었다.
한숨 대신 깊은 호흡을, 포기 대신 새로운 시도를, 후회 대신 배움을 얻어야 한다. 새로운 계절을 맞이한 몇 달 동안, 나는 그 작은 포스트잇에 적힌 다짐을 실천하려 애쓰고 있다.
이 글을 쓰며 나는 "이게 마지막 한숨이겠지"라고 생각하며 한숨을 쉬어 본다.
한숨 쉬지 말자.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