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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삼이 임보일기 13

To do List with 흑삼

by 흑삼언니


흑삼이와의 이별예정일자가 정해지고 난 뒤 나중에 후회가 없도록 흑삼이 와하고 싶은 것, 해야 할 것 리스트를 작성했다. 건강하게 잘 먹고 잘 지내는 건 당연한 것이고, 언니가 제일 좋아하는 벚꽃은 꼭 같이 보러 가야 하고, 봄/가을이 오면 한강으로 피크닉도 가야 하고, 언니친구가 있는 강원도도 가서 바다도 봐야 하며, 여름장마가 오면 비도 한번 실컷 맞아봐야 한다. 언니는 추억을 공유한다는 건 날씨의 변화를 느끼며 그때만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며 나중을 추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봄이 오면 한강에서 불어오는 따스한 바람을, 바다내음을 맡으면 백사장에서 뛰놀며 짠 바닷물을 맛본 경험, 억수 같은 비를 볼 때 짙은 나무향기를 맡으며 산책했던 기억 같은 것 말이다.



눈오는 날

2023년 그 해 겨울은 하늘에 구멍이 난 것처럼 눈이 많이 왔다. 눈이 조금씩 왔을 때는 염화칼슘이 걱정되었지만 밤새 내린 눈으로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이라면 그런 걱정을 할 필요도 없었기에 패딩을 입혀서 데리고 나갔다. 겨울생인 흑삼이는 올해 눈을 처음 본 것도 아닐 텐데 한 마리 보더콜리처럼 뛰어다녔다.

물론 부산출신인 언니도 눈이 신기해 같이 뛰어다니다 눈사람까지 만들었다.



벚꽃 구경

날씨가 살랑살랑하는 벚꽃필즈음은 산책하기가 너무 좋다. 꽃냄새를 맡으며 산책하는 흑삼 이를 보며 강쥐에게도 꽃은 향기로운가 보다 했다.

바다구경

바다는 처음 보는 흑삼이. 여름이 아니라 입수는 못했지만 짭짤한 바다내음은 실컷 맡았으리라.

장마

으… 언니가 너무 싫어하는 장마이지만,, 그렇다고 산책을 안 나갈 순 없죠.

노란 우비는 언니가 만든 흑삼이 맞춤 제작! 삼이는 몸이길구 다리가 짧…(소근) 아요….

비맞은 꼬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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