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뚜벅이다
나는 성격이 꽤 급하다.
하지만 여행을 하면, 그 순간만큼은 달라진다.
그런 나를 볼 때마다 스스로도 신기하다.
그래서 나는,
한정적으로 급한 사람이라고 말하곤 한다.
웃긴 건, 걷는 걸 좋아하지만
나를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외모만 보고
‘걷는 걸 귀찮아할 것 같다’고 생각하더라.
의외로 그런 오해가 많았다.
‘뚜벅이’라는 단어는
원래 걷는 모습을 글로 표현한 의성어라고 한다.
하지만 요즘엔 ‘차 없이 다니는 여행’을
뜻하는 말로도 쓰이곤 한다.
그 정의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나의 경우,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는 이상
거의 모든 여정을 대중교통으로 이동한다.
그래서일까, 나는
지역마다 그곳만의 시간과 공기가 있다고 믿는다.
특히 시골 버스를 타면
버스 기사님이 정류장을 언급하지 않아서
네이버 지도를 켜고 ‘이쯤이겠지’ 하며 내리는 일도 많다.
가끔 잘못 내려서 한참을 걷기도 한다.
혹시 이런 경험, 너도 있니?
나는… 꽤 자주 있었다. ㅎㅎ
그런데도 나는,
그 하나하나의 풍경을
그냥 지나치고 싶지 않다.
낯선 정류장의 소리,
창밖으로 스쳐가는 나무 그림자,
버스에 앉아 바라보는 길 위의 흔들림.
그 모든 것을 기록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뚜벅이에게 필요한 건
싸구려 숙소도, 대충 때운 식사도 아니다.
단지, 나만의 방식이 존중받는 여행이면 된다.
그래서 나는
뚜벅이에 대한 나만의 정의를 이렇게 내린다.
가방은 무겁지만
누구나 자기만의 걸음으로
자기만의 세상을 걷고 있는 사람.
나는, 그래서 뚜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