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내가 세상에 있었다”는 조용한 선언을 했고,
그때부터 나는 하나둘,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돌아보면, 꽤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억.
바로, “내가 하늘을 날아봤다”는 거다.
좀 웃기지.
나는 원래 뭔가를 챙겨 하는 성격도 아니고,
‘그런 건 남들이나 하는 거지’ 하고 넘기던 편이었다.
그런 내가 갑자기?
하늘을 난다고?
나에게 '도전'은
책, 드라마, 유튜브 속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였고,
직접 해보는 건 늘 남의 몫 같았다.
한창 유행하던 〈사랑의 불시착〉 속 패러글라이딩 장면도
‘와, 예쁘다’ 하고 말았을 뿐
내가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날, 처음 그곳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바쁘게 옷부터 갈아입었고,
사실 난 옆에서 구경만 해도 좋았는데
“하라니까” 어정쩡하게 따라가게 됐다.
패러글라이딩은
낙하산을 날개처럼 펼쳐 하늘을 나는 스포츠.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고는 들었지만,
막상 하려니... 헬멧부터 안 맞는다.
‘큰 사이즈’라더니 머리에 안 들어가 당황했고,
결국 꾹 눌러쓰고 활공장 앞에 섰다.
그 산등성이,
눈앞에 펼쳐진 뷰가 정말... 말이 안 나왔다.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여기서 난다고?”
진짜, 여기서?
낙하산 착용 후, 강사님과 함께 탄다고 했지만
심장은 쿵쿵 내려앉았다.
“발이 떨어지는 순간까지 계속 뛰세요.”
“그렇지 않으면 추락할 수도 있어요.”
진짜? 거짓말이겠지?
겁이 났다.
그래도, 한다니까.
이왕 온 거…
요단강 안 건너려면 뛰어야지.
하울이든, 허울이든
이대로는 못 돌아간다.
어... 어?
아! 드디어 떴다!
진짜 떴다!
못할 줄 알았는데, 막상 하니까 된다!
너무 신나서 꽥꽥 소리 질렀더니
뒤에 계신 교관님이 “좀 그만하라”고 하셨다.
하늘을 나는 그 몇 초간,
처음엔 무서웠지만…
그래도 해봤다.
괜찮…은 건 아니었지만.
인증샷 찍자며
“드러누워보세요~” 하시는데
자세는 어색했고, 포즈는 더 어색했다.
그래도, 해봤다.
그리고 느꼈다.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단 낫구나.”
위에 올라오기 전엔 몰랐던 감각.
새가 된 듯한 기분.
탁 트인 시야는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줬다.
먼저 떠서 여유롭게 주변을 둘러보는 사람들.
비슷한 옷, 비슷한 표정.
나는 반쯤 혼절할 뻔했지만,
멀쩡히 날고 있는 그들을 보며
겁먹고 안 하려던 내가 조금 부끄러워졌다.
올라오기 전엔
“와, 비행시간 길다!” 했는데
막상 하니까 금방이다.
착륙 준비 중이라는 말을 들으니
어쩐지 아쉬웠다.
새가 날개를 접듯
살짝 멈춰섰다가
천천히 활공장에 내려오는 그 느낌.
하늘을 향한 미련이
아직 식지 않은 채
나는 조심스럽게 땅에 닿았다.
다시 말하지만.
정말 다시 말하지만.
“안 하는 것보단,
그래도 해보는 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