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우리였지만,
그날 이후로 모든 게 달라졌다.
내 옆에 내가 싫다고 해도
찰거머리처럼 달라붙던 너,
아침마다 학교 가자고 먼저 외치던 너,
내가 좋아한다고 말한 걸 받아주지 않았다고
하루 종일 삐져 있던 너,
처음 만든 쿠키라고 반은 짜고 반은 달게 줬던 너,
돌다리 위에서 땅거미가 질 무렵 입술을 맞대고 부끄러워하던 너.
이제는,
매일이 그리워질 정도로 뜨겁게 타올랐던 너는
다 타버린 장작처럼 사라졌다.
있는데 없는 것처럼,
나는 너의 행동 하나하나를 살핀다.
오늘도 마주치기 싫은 걸까?
우리 집과 네 집은 바로 옆이라
모든 게 다 들린다.
저 멀리서 너가 조용히 문을 나서는 게 보인다.
아마 그 표정은 나 몰래 나가고 싶다는 뜻이었겠지.
잠시 망설이다가,
저만큼 멀어지는 너를 보고 나도 조용히 따라나섰다.
항상 함께 지나던 길을,
이젠 다른 모습으로 걷는다.
바람이 스치는 소리,
물이 흐르는 소리,
자연의 모든 것을 함께 듣고 즐기며 사랑했는데,
왜 나만 이 고요 속에서 울고 있는 걸까.
뒤에서 조용히 따라가던 중
평온한 너의 얼굴을 보며 안도하던 순간,
갑자기 네가 쓰러졌다.
나는 자전거를 내팽개치고 달려갔다.
‘왜지, 왜 이러는 거야…’
머릿속이 새하얘졌고,
할 수 있는 건 그저 네 이름을 부르는 것뿐이었다.
사시나무처럼 파르르 떨고 있는 너의 어깨를
있는 힘껏 안고 토닥였다.
빠르게 뛰는 심장 박동.
몇 분이 흘렀을까.
조금씩 안정을 되찾는 게 느껴졌다.
울음이 멎고,
그제야 내 얼굴을 바라보며
네가, 아주 작게 말했다.
“난… 널 모르는데… 왜… 넌… 넌 도대체… 누구야…”
그 말을 내뱉고 나서야 깨달았다.
내가 지금, 이 사람의 품에 안겨 있다는 걸.
익숙하지 않은데 이상하게 따뜻했다.
무섭지도 않은데, 갑자기 숨이 막혔다.
그리고는 심장이 제 마음대로 요동을 쳤다.
내 것이 아니라, 그의 것이었다.
귓가를 울리는 빠른 박동,
그 리듬이 나까지 휘감아왔다.
나는 왜...
그의 품에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