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금만 더 마음을 알아줬다면

마음이 다친 날, 다시 마음으로 걷기

by 비현

어떤 날은 별일도 없는데,
유독 서러운 날이 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아니면 말이 없었던 그 순간에
속이 괜히 무너져내린다.


사소한 다툼, 엇갈린 말투,
“그런 의도는 아니었어”라는
익숙한 해명을 꺼내볼까도 했지만
어느 순간, 그 말이 더는 필요 없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요즘의 나는
조용히 입을 다문다.


마음은 하늘과 땅을 오가며
속상해졌다가, 지쳤다가,


어딘가 멀어졌다는 느낌으로
계속 신호를 보내오는데
나는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나에게 묻는다.


“왜 이렇게 예민해졌을까?”
“왜 나만 이렇게 힘든 걸까?”


그리고 다시,
“내가 너무 많이 기대했나?”


하지만 문득 알게 됐다.


그건 기대가 아니라
희망이었다는 걸.


사람을 믿는다는 건,
그 사람이
‘나를 알아줄 거라는 마음’을
품는 일이라는 걸.


그래서 상처도, 다짐도
늘 그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걸.


어쩌면 우리가 반복해온 갈등은
말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 닿지 않았던 순간들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게 아니었어’라는 말보다
“미안해, 네가 그렇게 느낄 줄 몰랐어”
그 한마디가 필요했던 거다.


나는 알고 있다.


나도, 너도 사실은
어떻게든 함께 걷고 싶었던 사람이었다는 걸.


다만 그 마음을
같은 속도로 말하지 못했을 뿐이라는 걸.


그래서 오늘,
나는 나부터 이해해보기로 했다.


“그럴 수 있었어.”
“지금까지 충분히 애썼어.”
“힘들다고 느낀 너도 틀리지 않아.”


그리고 조금 더,
서툰 너도 이해해보려 한다.


그건 ‘모른 척’이 아니라
정말로 ‘몰랐던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요즘의 나는 그렇게
마음을 다시 쓰고 있다.


누군가의 마음이 아니라,
내 마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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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어려운건 사람의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