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조명없는 무대

by 비현

몇 계절 전이었나.
그날은 조금 쌀쌀했다.


글을 쓰고,
사진을 고르고,
마음을 담았다.


말 그대로 정성을 다했다.


그러고 나니,
또 다른 자리가 생겼다고 했다.


그때는… 조금 설렜다.


내가 한 노력이
조금은 알아봐졌구나 싶어서.


그런데,
끝나고 돌아온 건
“기다리면 줄 수도 있죠.”


나는 조심스레 물었을 뿐인데,
그들은 날
‘예민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내가 예민했던 걸까?
아니,
그저 설명을 원했을 뿐인데.


믿고 시작했다.


그리고 남은 건
‘이상한 사람’이라는 시선.


그날 이후로,
‘정’이라는 단어가
조금 무거워졌다.


나는 조명이 꺼진 무대 위에 있었고,
아무도 보지 않는 자리에서
혼자 진심을 말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직도 난 사람을 믿고 싶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니까.


대신,
이젠 내 마음에도
조명을 달기로 했다.


누군가 박수 치지 않아도 괜찮다.


누가 몰라줘도 괜찮다.


내 진심은
내가 알아보면 되니까.


이제는,
내 마음의 값은
내가 정하기로 했다.


…좋은 일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