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모든 게 우연이었다.
…이렇게 말하면 믿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처음엔
내 상태를 내가 더 잘 알기에
조심스러웠고, 불안했다.
그리고 그 사이,
나는 점점 사라져갔다.
“어때?”
안부를 묻는 짧은 말에도
머릿속엔 백 가지 생각이 겹쳐졌다.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 순간에는
정말로 할 말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말이
나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도
잘 알고 있었고 말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말을 들으면서 문득
‘여기가 안전하다고 믿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기 위해
배우고, 적응하고,
나름대로 여러 가지를 시도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와는 달랐고,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은 채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갔다.
그 시간을 지나며
나는 내가 잘하는 것,
내 안에 남아 있는 것들을
조금씩 돌아보게 되었다.
그래서 기록을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그 기록은
여행으로 이어졌고,
뜻밖의 기회들이 하나둘
내게 다가왔다.
그래서,
지금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은 게 있다.
두드리고, 도전하고, 발버둥칠 때
세상은 생각보다 자주,
묵묵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대답해준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