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지만 이상하지 않은
이 책의 이야기는 예측 되지 않는 전개로 불어난 강물처럼 굽이치며 흐른다. 용맹하게 십자군 전쟁에 뛰어든 메다르도 자작은 제대로 싸워보기도 전에 포탄에 정면으로 뛰어들어 두 동강이 난다. 이후 마을에 돌아온 반쪽은 악한쪽이어서 마을 사람들을 공포에 빠뜨린다. 그래서 선한 반쪽이 나타났을 때 마을 사람들은 그들의 삶이 나아질 것이라 기대하지만 마저 비인간적인 선함으로 사람들을 괴롭게 한다. 선한 반쪽이 내세우는 도덕성은 악한 반쪽의 잔인함보다 더 마주하기 까다롭고, 단편적인 선함은 악함 못지 않게 악하다.
이야가 점점 파국으로 치닫으며 두 존재 사이에서 사람들이 괴로워 하지만 그들도 기이하기는 마찬가지다. 의사 트렐로니는 과학적 발견에는 몰두하면서 병과 치료하는 걸 두려워한다. 대장간의 피에르토키오도는 완벽한 교수대와 고문기계들을 만들어 내면서 괴로워하지만 점점 더 독창적이고 멋진 살인기계들을 만든다.
오직 유모 세바스티아만 악한 반쪽에게 연민을 느끼고 둘을 한 사람으로 보지만 그는 그 사회에서 쫒겨난다. 이 황당하고 우스꽝스러운 광경을 보면서 실소가 나오면서도 두 반쪽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자신의 오류을 보지 못하는 반쪽들과, 그 반쪽들에게 이리 휩쓸리고 저리 휩쓸리며 갈팡질팡하는 마을 사람들을 보면 소용돌이에 휩쌓인 모습이 마치 나와 우리 사회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결말마저도 뻔하지 않다. 그래서 이 세상 어느 구석엔가 이 마을 사람들이 여전히 즐거워하기도 하고 혼란스러워하면서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만 같다. 나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불완전함을 안고서 온전한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 애쓰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