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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ffyeon Jun 08. 2022

관심을 향한 환대와 배제의 너머

<관종이란 말이 좀 그렇죠>를 읽고

 

sns가 일상이 되어버렸다, 라는 말은 무색해졌다. 수많은 좋아요와 댓글들. 이런 것들이 새삼스럽다가도 가끔 문 두들기듯 찾아오는 세심한 관심은 작은 희망이 된다. 그러나 자주 두려운 것이 되기도 한다. ‘고급스러운 무늬의 네모 칸 안에 예쁘게 박제된’ 나의 일상이 진짜 나의 모습일까. 내가 되고 싶은 장면이지 않을까. 하지만 그런 마음이 나쁘기만 한 걸까. 관심 종자를 줄여 말하는 ‘관종’이란 단어는 혐오와 부러움의 모호한 경계에서 결국에는 타인을 평가하게 만든다. 심지어 나 자신까지도 그 잣대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사람들의 보편이라는 시선을 덧대어 삶에서 무언가를 빼고 더하며 그것을 기꺼이 자신이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그것을 세상은 환대하면서도 배제한다.

  

이 소설집에 있는 8개의 이야기는 ‘관심’의 다양한 간극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어떤 이유를 통해서 관심을 받고 싶었거나, 관심이 필요했거나, 아무 관심도 받고 싶지 않았거나, 혹은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았던 삶의 이야기.

이 단편선들 중에서도 가장 오래 머물렀던 건 단연코 한정현 작가의 <리틀 시즌>이었다. 국가 폭력은 또 다른 폭력과 혐오를 만들어 냈고 관심이라는 명목 하의 시선들은 존재를 부정하고 눈앞에서 사라지게끔 만들었다.

관심이라는 것은 마음의 일종인데, 마음이 사람을 아프게 만들고 있다는 아이러니.  


“내가 누구를 때린 것도 아닌데 왜 내가 이렇게 숨죽이며 살아가야 하는 건가. 그러나 내가 당당히 발언을 하고 살아갈 수 있을까, 피해자들이 발언할 때마다 관심 종자냐고 비꼬던 사람들의 모습들을 나는 봐왔는데”


‘지금 혐오에 단단히 발 딛고 나아가는 이야기’라는 띠지 속 문구가 이 소설집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지 않을까. 문학이 하는 일은 가장 도처에 깔린 아픔을 바라보는 일이라 생각한다.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지우려는 젊은 작가들의 다양한 시선들이 좋다. 인간은 인간에서 벗어나야 더 나은 인간이 되지 않을까. 그렇기에 문학이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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