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토닥토닥

고맙습니다

토닥토닥

by 시인 손락천

어제 퇴근길엔 부슬비를 맞았고

오늘 출근길엔 청신한 바람을 맞았습니다

사실 어제는 우산을 폈어야 했겠지만

우산 핀 어제였다면

성긴 비와 청신한 잔바람이

이토록 닮았음을 내내 몰랐을 겁니다

그렇게

살갗의 안목은 앞뒤 맞춘 생각과 달랐고

가끔은 그러한 느낌이 삶을 삶답게 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내버려 둔 나에게 고맙고

내버려 둔 곁에게 고맙습니다

비 맞은 어제는

서늘하고 보드랍던 위안 송골송골 살갗에 돋았고

그것으로 마음 말갛게 씻은 오늘은

팔 벌려 진부했던 내 한길의 풍경을 산뜻하게 안았습니다

오늘은

그래서 새롭습니다

가슴

다시 뜁니다


- 손락천



2019년 4월 30일.

출근길에서 삶과 조우하다.

어떤 곳이든, 바람 불어간 방향, 그 닿은 곳에서의 꿈으로.
#손락천 #그자리의꿈 https://bitl.bz/eO6P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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