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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손락천 May 13. 2022

낙조의 序

그대 청춘이다

노을 발갛게

서산에 몰려오면

 그늘에 숨어

심골을 쉰다     


늑대 천지의 세상에서

배고픈 늑대는 위험하고

배부른 늑대는 잔혹하다며

제법 깊은 척을 하는 이들의 말과     


양 천지의 세상에서

배고픈 양은 속기가 쉽고

배부른 양은 실수하기가 쉽다며

제법 알은척을 하는 이들의 말에     


이리저리 차인 고단함이란

필화로 못 그릴 장엄함이 아니고선

당최

피할 길이 없던 까닭이다     


생각하면

노을과 사람의 시작은 모두 아름다웠겠지만

세월이 지나면

노을은 그대로여도 사람은 그대로가  아니고     


말과 글에

욕심과 아집에

사람 없는 노을이 있듯

노을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 우기고 말지만    


아서라 사람은

서산의 하늘 붉을 때

그제야

사람의 색으로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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