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녘 등 뒤로
눈 가득 아린 빛처럼
한낮의 사연을 커다랗게 진 이여
본디 무게 없는 짐이 더 무거운 것이니
나만 버겁던 것이냐고 상심치 마라
또 돌아보면
용서하지 못하거나 사랑하지 못할 일이 없고
한길의 수많은 사람들도 각자의 길에서
그만큼의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는데
나만 그러하지 못하였다고 속상해하지 마라
세상이란 이름의 잎새 위
나비가 아니라 사람이 되려는 우리의 몸짓은
어느 때에도 방향 없는 꿈틀거림이었던 적이 없다
닿지 못해도 닿을 때까지 그러함으로 가까워지려는
그대 모든 의미의 몸짓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