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내린 벤치
모두가 돌아가지만
나는 돌아가지 못하고
물가에 밀려온 한 줄기 빛에
물처럼 흘러간 어둠과
그 어둠의 자리에서 반짝인 빛을 생각합니다
물길은 흘러 지나갔지만
물길에 드리웠던 빛은 그 자리 그대로에서 빛나
흐른 자리를 기억하고
지나간 기억과 다가올 기억 덧놓인
여울목 자락에서
하늘하늘 반짝이어 속삭입니다
그대여
떠남이 운명이라면
기억함은 숙명입니다
그대여
빛날 것 없는 기억이어도
그 기억이 쌓이면 별이 됩니다
*그림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La nuit e`toile`e, Arles),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
고흐가 1888년 파리 생활을 접고 찾아간 프랑스 남부 아를 지방의 밤 풍경을 그린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