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

살아있다는 게

by 시인 손락천

산다는 것은

대부분을 양보하고

양보되지 아니한

고집 몇 개를

움켜쥐는 것이더라


바람처럼 불고

물처럼 흘러도

막힌 벽

역류 있듯


산다는 것은 그런 것이더라

등고선 따라 흐르다가

고집 몇 충돌하면

아프게 술렁이어

거스르는 것이더라


- 손락천 시집 [까마중]에서




대한민국에서 시인이 된다는 것은 가난한 사람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에 열을 올리던 한 때가 있었고, 그래서 시집 한 권을 손에 든 채 길을 걷는 사람들이 드물지 않던 한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낭만적이었던 그 때의 시절이 간 곳 없이 사라졌다. 모두들 먹고 살기에 바빠 실용서적이 아니면 책을 사지 않고, 진학과 취업 문제에 휘둘린 학생들은 수험서를 보기에도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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