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가(哀歌)

두 손 모은 마음

by 시인 손락천

아직 초여름인데

상주들의 까만 옷 너머

억새꽃 무리 하얗게 흩날렸다


우리가 떠나도 억새는 남고

흔들린 바람에 홀씨 쏟아 울겠지만

지금이 억새꽃 필 시기였던가?


이 들녘에 억새꽃 피고 진 것이 얼만데

가만히 있어도 가슴 아픈 이제야

나는 네 필 때가 지금인지를 묻고


삶이 있으면 죽음이 있음을 알고도

많은 시간이 남은 것처럼 살다가

어찌 이토록 갑작스러운 이별인지를 아리게 묻는다


마치

시절마다 보면서 네 꽃 필 때를 모른 것처럼

어쩌면 이른 개화에 상념이 가득한 것처럼


- 손락천 시집 [꽃비] 중에서




2015. 6. 14. 아내의 외조부님 장지에서 쓰다.


어른들께서 시간을 이어 하늘로 돌아가신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 터다.

사람은 이렇게도 어쩔 수 없는 일에 노출되어 울음 우는 존재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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