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哲學)인가? 철학(鐵學)인가? 5
버클리는 경험론자지만, 로크가 말한 물질적 실체, 즉 인식 주체에 의존하지 않고 그 자체로 본유 성질을 가지는 물질은 없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물질은 인식 주체에 의하여 지각되는 것인데, 만약 그러한 인식 이전에 이미 본유 성질을 가진 물질이 있다고 한다면, 이것은 인식 주체가 지각하지도 않은 물질, 즉 그 존재 여부를 알지 못하는 실체에 대하여 이를 존재한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관념일 뿐이고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지각되는 물질만이 존재한다고 한다. 따라서 그에게 있어서 지각되지 않는 물질, 예를 들면 저 멀리 아무개 집에 있는 황금송아지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된다.
다만, 자신이 지각하지 못하더라도 존재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그가 지각하지 못하더라도 신이 지각하고 있는 것, 예를 들면 저 멀리 고모댁에 놀러 간 자신의 아내는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버클리는 유명론의 논지에 따라 모든 관념적이고 보편적인 것들(한마디로 말해 불확실한 것들)을 제거해가다 보니, 명백하게 존재하는 개별자들에 대해서도 이를 부정해야 될 형편에 처하게 되었고, 이 때문에 다시 인식이 없이도 존재하는 실체가 있다는 것, 즉 정신의 사유와 신의 사유로 귀의한 존재론을 가지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