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후기 - 여담 하나
사람마다 모두 생각이 다르다. 비슷한 생각을 가질 수도 있지만, 결국 디테일에 들어가면 조금씩 다름을 안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변명은 모두 같다. 이 상황을 모면할 최선의 변명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면, 결국은 이래저래 팩트를 끼어 맞추어 상황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물리적, 심리적, 정황적 궤변에 다다르는데, 그 궤변이 그럴듯하면 할수록, 예외 없이 디테일의 다름을 따지지 않은 채 그러한 변명에 동조한다. 마치 자신의 속마음이나 진실이 정말로 그러하였던 것처럼 말이다.
이것이 내가 하는 일이다. 그리고 특히 형량을 줄이기 위해서 하는 형사사건에서 두드러지는 일이다.
이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옳은 일이 아니라면 나는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 것일까?
어쩌면 법이 요구하는 실체적 진실이란 팩트에 부합하는 변명을 소환하는 작업일지도 모른다. 결국 재판이란 것은, 지나간 일에 대하여, 당시에는 알 수 없지만, 돌아보아 의미와 의도를 재구성해주는 작업일 수 있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