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 이팝나무
영원히 흴 것 같던 이팝나무가
마음에만 남은 채 꽃을 떨굴 때
기도하였다
마음에 남은 흰 꽃 지지 않기를
진 자리 혹독한 공허와
맺은 자리 열매의 고독과
걸어야 할 시련의 계절을 건너
작별하듯 다시 맞는 안녕이 되기를
마음만은 기억한 만큼의 흰 웃음이기를
- 손락천
봄에 십년 세월의 아내와 사실상의 이별을 하고.
기도하며 섰다.
딸에게, 아내에게, 고됨을 잊은 웃음이 다시 피기를.
이것은 마지막같은 시작일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