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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손락천 May 08. 2017

꽃을 묻다

꽃 - 이팝나무

영원히 흴 것 같던 이팝나무가

마음에만 남은 채 꽃을 떨굴 때

기도하였다

마음에 남은 흰 꽃 지지 않기를


진 자리 혹독한 공허와

맺은 자리 열매의 고독과 

걸어야 할 시련의 계절을 건너 


작별하듯 다시 맞는 안녕이 되기를

마음만은 기억한 만큼의 흰 웃음이기를


- 손락천



봄에 십년 세월의 아내와 사실상의 이별을 하고.

기도하며 섰다.

딸에게, 아내에게, 고됨을 잊은 웃음이 다시 피기를.

이것은 마지막같은 시작일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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