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앞에 선 동키호테
몰랐다
절망 앞에는 더 큰 절망이 있다는 걸
또 몰랐다
어둠을 사르는 것은
빛이 아니라 어둠에게서 돌린 시선이라는 걸
돌린 눈에
반짝인 희망
그 빛이 있는 한
봄이 아니어도
봄이라는 걸
- 손락천
절망을 바라보고 있으면, 보이는 건 절망뿐이다.
눈을 돌리면 절망 아닌 것들로 가득 찬 세상이 있는데, 눈을 돌리지 못한 채 [왜 나에겐 더 큰 절망만 있는 것이냐]고 한탄한다.
비로소 깨닫는다.
관계의 회복은 깨어진 그 자리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깨어진 그 주변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란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