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이다

꽃 - 장미

by 시인 손락천

여름인 듯 봄인 듯

때 이른 더위에

지금이 맞나 하고 피운 장미


그래도 잦은 비에 마른 목은 아니어서

그토록 화사하였다


기다릴 만큼 기다렸지만

때가 아닌 것 같은 화사함


꽃에게나 사람에게나 민망한 웃음이었다

지난 시절과 같은 때였지만

그것 아니면 말라죽었을 자신할 수 없는 마음이었던 이유였다


- 손락천



스스로의 힘으로 화사하지 못하였다는 자책감이 화사함을 퇴색시킨다.

그러나 스스로의 힘만으로 유지한 것은 아닐지라도 스스로의 힘이 아니었으면 피우지 못했을 꽃이다.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생명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그래서 결코 부끄러운 일이 될 수가 없다.

다만, 화사함에 대한 자만이 아니라 화사함에 대한 감사를 가지라는 하늘의 뜻일 뿐이다.


부끄럽지 말자.

그리고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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