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소에서

삶을 쓰다

by 시인 손락천

당신을 그리워한 마음이 안개꽃으로 필 때

시간 가면 그리움 시들 것을 알고도

마지막인 것처럼 몸 놓고 울지 않은 것은

또 시간 가면 그리움 다시 필 것이라 여겨서였다


당신을 아껴 울은 이후로

그리움은 바람에 지고 바람에 피어

한 번이면 족하였을 설움 다시 일고

두 번째 그리움이 더 아파 몸져누웠다


조금씩 휘는 허리가

하나 둘 먹은 나이 탓이라 여겼건만

그리움 졌다 필 적마다 버겁게 눌린 것이더라

정녕 그렇게 야위어 하얗게 세었더라


- 손락천



스무 살 때 아버님을 여의었다.

그런데, 마흔넷이 된 지금에도 가끔씩 꿈에 나타나신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이상하게도 시간이 가면 갈수록 아프게 그립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