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조금씩

삶을 쓰다

by 시인 손락천

거울 속 희끗한 사람은 안다

별일 없는 듯 지난 하루에도

조금씩 늙어갔다는 것을


거울 속 사람은

일만육천일을 늙어갔고

또 하루가 앗은 만큼의 생기에 주름 깊었다


그래도 거울 밖 사람은 모른다

수많은 하루에 묻히어

무엇을 후회하고 무엇을 기꺼워하였는지


하여 마주친 거울 속 사람에게

당황하여 물었

무슨 일이냐 왜 이렇게 주름 깊냐고


- 손락천



마흔넷. 아직은 청춘이다 싶지만, 식당에 가서 주위를 둘러보면 내가 아저씨임을 안다.

세월은 속일 수 없고, 점점 희끗해져 간다.

다만 낡아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늙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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