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부석

꽃비

by 시인 손락천

툭 툭 비 떨어지면

퍽 퍽 퍼지는 흙내


시간은 거슬러 청춘의 어느 날로 가고

나는 우산 펼 생각도 잊고 섰다


한 방울 한 방울에 얽힌 기억

잊힐 리 없는 날들


굵은 비 쏟아져 묻히기 전엔 우산 아니 펼 테다

기억 방울진 거리에 젖어 섰을 테다


- 손락천 시집 [꽃비]에서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을 때가 있다. 몸이 무거워서가 아니라 마음이 무거워서다. 기억의 무게. 때로는 천근의 바윗덩어리라도 이보다 무거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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