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묻다
깨끗이 잊었다 하지만
못 거두어 남은
마음 몇 자락
온전히 흘리었다 하지만
아니 말라 남은
눈물 몇 자국
모질다 모질다 하여도
남겨 둘 것 없이
모질지 못하더니
미련없다 미련없다 하여도
남겨 둔 건
미련이더니
- 손락천 시집 [시를 묻다]에서
나에게서 물음이란 그것이 혹 마음속에서 그쳤든, 혹 실제로 나아갔든, 나와 나를 둘러싼 것들에 대한 진실, 그러한 목마름과 관련한 것들이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마흔 남짓한 삶을 채운 것은 대부분이 명쾌하지 못한 것들이고, 깊게 고민하기도 하였지만, 또한 깊게 고민하기를 저어하여 그냥 흘러 보내게 된 꿈이며, 선택이며, 사람들이며, 순간들이었다. 하여, 그 세월을 담은 마음은 언제나 미진함이며 무거움이었고, 하여, 물음이란 그 버거움을 털기 위한 몸짓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