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때문이 아니건만

그리움 너머

by 시인 손락천

비 때문에

네가 온 것도 아닌데

비 때문에

네가 간 것도 아닌데

비만 오면

네가 그립다


비 때문에

좋은 일이 생긴 것도 아닌데

비 때문에

삶이 무거워진 것도 아닌데

비만 오면

가슴 두근거린다


만나고 헤어지고

기뻐하고 슬퍼함이

비 때문이

아니건만

비만 오면

마음 내린다


- 손락천 시집 [시로 추는 꽃춤]에서




대학 3학년 때의 글인 것으로 기억한다. 비 내리던 날, 나는 강의실 구석에서 혼자의 세계에 빠져 있었다. 당시는 그리워할 누군가가 없다는 것이 더욱 가슴 아픈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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