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찬미

시를 묻다

by 시인 손락천

가지는

곧 피어날 눈꽃의 눈부심을 알기에

가을의 몰락을 울지 않는다

격한 불길 붉게 타올라 잎 떨구어 낼 때도

슬픔을 고하지 않는다


생명은 상수常數다

삶은 변수變數다


뜨겁게 들이닥쳐 부수고 다시 돌아가 들이치는 파도처럼

생명은 삶이 손 놓아 포기하지 않는 한 계속되는 변주

하나의 아름다움으로 치달은 베리에이션이다


때론 푸릇하게 웅얼댄 따스한 바람

때론 하얗게 자지러진 포말과 붉고 누른 햇빛


삶은 생명의 범위를 맴돌아 쌓고, 허물고, 다시 쌓는 본능이다

쓰다 만 편지 따위가 아니라

하얗게 또 연노랗게, 다시 푸르러 활활 타오르다 거듭 희어진

생명에로의 무한한 고백, 접점을 찾고야 마는 현란의 협주다


- 손락천 시집 [시로 추는 꽃춤]에서




삶을 증명하는 것은 표현이다. 스피노자는 인지되는 세계의 존재양식을 양태라고 하였다. 하나인 근본의 존재가 현실에서 여러가지로 표현되며 존재한다고 본 것이다. 이른바 연장과 사유라는 데카르트식의 이원론을 부정하며 일원론을 세운 것이다. 이러한 존재론은 여러 각도에서 재조명되면서 찬사와 비판을 아울러 받았지만, 이러한 생각. 한마디로 멋있다.


생명을 상수로, 삶을 변수로 상정한 것이 무례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으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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