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대, 그 밤의 단상

꽃비

by 시인 손락천

환한 이팝나무 사이

슬쩍슬쩍 물결칠 때

이팝 꽃보다 눈부신 눈을 뜬 바다, 그 물결 두근거림에


언제, 무엇을 설레었던가?

물든 먹빛

귀 기울여도 들리지 않던 심장, 도근도근


밤에 이 길은 처음이어도

마치 지난날 당신 손잡고 걸었던 자정의 신천시장처럼

걸어 일어난 감정


살다가 내일 기약할 일 또 있겠지만

이 길 이후 지독한 감기 콜록거렸지만

때 되면 같이 걷자. 내 숨소리, 당신 숨소리, 철썩인 파도의 숨소리


- 손락천 시선집 [시로 추는 꽃춤]에서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마음이 흐르는 대로 가지 못하는 우리는 아직도 제자리걸음이다. 미리 걱정하지 말자. 가 본 적이 없으니 미래인 것이다. 겪어 본 적이 없으니 희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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