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한 통
거친 하루를 씹고도 견디어 내는 것은
이 하루에도 짙게 감쌀 밤이 있으리란 것을 아는 까닭이다
그윽이 감싸 토닥이는 달빛의 손짓, 풀벌레의 노래, 그리고 캄캄함의 위로
캄캄하다는 것은 단절이 아니었고
안온의 빛과 소리와 용납이었다
그리고 밤에 묻혀 생각한다
시간이 가면
언젠가는 나도 너에게 밤이 될 것이라고
- 손락천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것은 가까운 사람에게 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그것은 내가 아직 그에게 거친 한낮인 까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