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멈추고

가을 문턱에서

by 시인 손락천

사소한 것에도 짙게 공명하던 시절이 가고

무심히 걷는 걸음만 남았다


그러나 아직은 걸음 멈출 때가 있다

가을이 탈 때

노을이 탈 때

그대 볼 붉게 탈 때


아직 걸음 멈출 무엇이 있다는 것

다행이다 아직 살았음이다



- 손락천



감사한 마음으로 쓴다.

잠시 멈추어 서게 하는 이 계절에게.

내 멈춘 걸음은.

묻힌 세월 속 옅었어도 살았음의 증거인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