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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손락천 Sep 22. 2017

하나의 완성

시담 - 작업의 일단락 

http://www.bookk.co.kr/book/view/25717

그대 청춘이다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수개월 동안 멈추어 생각할 겨를 없이 마음속 뜨겁고 답답하였던 것들을 쏟아내었습니다. 이미 출간한 적이 있던 4권의 시집에 대하여 글 쓸 당시의 메모를 추가하여 엮은 시선집 2권, 그리고 오래 동안 묵혀 놓았던 혹은 새로 썼던 6권의 시와 산문집, 이러한 종이책을 그대로 혹은 잘게 나누어 펴낸 수십 권의 전자책을 내고, 그 책에 제 험난했던, 그러나 시시했던 심정을 쏟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으로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작지만 깊은 숨을 들이쉽니다. 꼬맹이 시절부터 글쓰기를 좋아했지만, 글쓰기로는 학업도, 진학도, 취업도 어려웠기에 오래 동안 씀에 대한 욕구를 접어 두었습니다. 하여 삼십대 후반에 다시 펜을 잡았을 때는 이미 낡아 버린 영감과 감성에 이게 무슨 가당하기나 한 일인가를 자조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마음속에 품은 열망은 스스로 소진되는 법이 없었습니다. 글이 아닌 쓰레기가 양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계속 머뭇거려 주저앉는다면 나중에 그 후회를 어찌 감당할까 싶어 다시 펜을 잡고, 비록 부끄러운 필력이며 사유이지만, 얼굴에 뻔뻔함을 쓴 채 펜을 들어, 수없이 드는 고민과 수치가 방해할 겨를 없이 글쓰기에 매달렸습니다. 무슨 가치가 있겠나 싶지만 이렇게 흐뭇할 수가 없습니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하고 싶은 것]을 하였다는 것. 수많은 작심삼일을 경험하였지만 이번만큼은 스스로 계획하였던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는 것. 삶에서 이 순간만큼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위안일 때가 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이 책으로 수개월의 작업을 마치며 다시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이렇게 미친 듯이 쓰지는 못하겠지만, 정말로 이제 다시 시작할 수 있겠다는 말을. 2017. 9. 22. 법어동 법무빌딩에서.

www.bookk.co.kr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수개월 동안 멈추어 생각할 겨를 없이 마음속 뜨겁고 답답하였던 것들을 쏟아내었습니다. 이미 출간한 적이 있던 4권의 시집에 대하여 글 쓸 당시의 메모를 추가하여 엮은 시선집 2권, 그리고 오래 동안 묵혀 놓았던 혹은 새로 썼던 6권의 시와 산문집, 이러한 종이책을 그대로 혹은 잘게 나누어 펴낸 수십 권의 전자책을 내고, 그 책에 제 험난했던, 그러나 시시했던 심정을 쏟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으로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작지만 깊은 숨을 들이쉽니다.     


 꼬맹이 시절부터 글쓰기를 좋아했지만, 글쓰기로는 학업도, 진학도, 취업도 어려웠기에 오래 동안 씀에 대한 욕구를 접어 두었습니다. 하여 삼십대 후반에 다시 펜을 잡았을 때는 이미 낡아 버린 영감과 감성에 이게 무슨 가당하기나 한 일인가를 자조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마음속에 품은 열망은 스스로 소진되는 법이 없었습니다. 글이 아닌 쓰레기가 양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계속 머뭇거려 주저앉는다면 나중에 그 후회를 어찌 감당할까 싶어 다시 펜을 잡고, 비록 부끄러운 필력이며 사유이지만, 얼굴에 뻔뻔함을 쓴 채 펜을 들어, 수없이 드는 고민과 수치가 방해할 겨를 없이 글쓰기에 매달렸습니다.    


 무슨 가치가 있겠나 싶지만 이렇게 흐뭇할 수가 없습니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하고 싶은 것]을 하였다는 것. 수많은 작심삼일을 경험하였지만 이번만큼은 스스로 계획하였던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는 것. 삶에서 이 순간만큼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위안일 때가 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이 책으로 수개월의 작업을 마치며 다시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이렇게 미친 듯이 쓰지는 못하겠지만, 정말로 이제 다시 시작할 수 있겠다는 말을.    


 2017. 9. 22. 법어동 법무빌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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