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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손락천 Oct 03. 2018

껍데기, 나와 나 사이의 경계

토닥토닥

20년이 넘었다

이것은 삶이 아니라 허식이라고

이것에 묶인 한 껍데기뿐인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한 권 한 권씩 일기장을 불에 던져 넣었던 것이


스물다섯의 가을날

문자로 남긴 기억을 그렇게 지웠는데

마흔다섯의 가을날

가슴에 남은 기억은 그대로였다


아니

조금씩 왜곡된 채로 남았다

어쩌면

껍데기로 살지 않겠다며 더 두꺼운 껍데기를 썼던 것일지도 모른다


- 손락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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