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토닥
말은 침묵이 없어도 할 수 있지만
침묵 없이는 좋거나 더 좋은 말을 할 수 없을 거라고
그리 장담하며 글로 말을 꿰어 왔지만
헛된 생각이었다
침묵으로 답을 하거나 들었던
숱한 날을 보내고야
비로소 알았다
말하는 법을 배운 누구에게도
침묵이란 말 없음이 아니라 속으로의 웅성임이었고
그렇게 말의 공백을 말로 메우지 않고는
누구도 괴로움을 견딜 수 없다는 걸
하여 사람이란
사람 사이에서 기다려야 할 기다림이란
침묵이 아니라 말을 통한 것임을
- 손락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