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열두 명의 만남

by 줄리엣 호텔

주말, 한강 공원

십이지신 계승자들이 모두 모였다.

진우의 팀은 한쪽에 섰다.

이진우 (호랑이)

박지영 (토끼)

김동현 (소)

박소희 (돼지)

최서린 (원숭이)

이현아 (양)


현석의 팀은 반대편에 섰다.

강현석 (용)

사토 미연 (뱀)

최민수 (개)

박태준 (말)

한준희 (닭)

김상우 (쥐)


두 진영이 마주 섰다.

공기가 무거웠다. 각자의 기운이 공간을 채웠다. 흰색, 녹색, 갈색, 분홍색, 주황색, 흰색(양). 그리고 황금색, 붉은색, 회색, 갈색(말), 금색, 회색(쥐).

열두 가지 빛이 서로 부딪쳤다.

"오랜만이야, 진우."

현석이 먼저 말을 꺼냈다.

"그래, 현석아."

"드디어 다 모였네. 십이지신 열두 명."

"응."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래서..."

현석이 말을 이었다.

"이제 뭘 할 건데?"

"태극진을 치유해야지. 그게 우리 사명이잖아."

"맞아. 하지만 어떻게? 그게 문제야."

진우는 깊은 숨을 쉬었다.

"열두 명이 힘을 합치는 거야. 조화를 이뤄서."

"조화?"

현석이 비웃었다.

"진우야, 주변 좀 봐. 우리 열두 명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이미 둘로 나뉘었잖아."

"그래도 노력해야지. 대화하고, 이해하고..."

"대화로 되는 게 아니야."

현석이 말을 끊었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다른 생각을 해. 나는 질서를 믿어. 강력한 통제를. 너는 조화를 믿어. 자유로운 공존을. 이 둘은 절대 양립할 수 없어."

"할 수 있어."

진우가 강하게 말했다.

"서로 다른 것들이 함께 존재할 수 있어. 그게 진짜 균형이야."

"아니야."

현석이 고개를 저었다.

"진짜 균형은 하나의 중심이 필요해. 하나의 지도자가. 그래야 혼돈이 막혀."

"지도자? 너 말하는 거야?"

"그래. 나야. 용이니까. 하늘의 지배자니까."

진우는 현석을 똑바로 바라봤다.

"현석아... 넌 언제부터 이렇게 됐어? 지배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나는 변하지 않았어."

현석이 차갑게 대답했다.

"어릴 때부터 난 강해지고 싶었어. 더 이상 약한 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너는 그걸 이해 못 해. 넌 처음부터 강했으니까."

"그건..."

"됐어. 우리 더 이상 이야기해봤자 소용없어."

현석이 자신의 팀을 돌아봤다.

"여러분. 우리 방식대로 하겠습니다. 강력한 질서를 만들겠습니다."

"네!"

현석의 팀원들이 대답했다.

진우도 자신의 팀을 봤다.

"우리는... 우리 방식대로 해요. 조화롭게."

"네!"

진우의 팀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두 진영은 서로를 바라봤다.

"그럼..."

현석이 말했다.

"경쟁하는 거네. 누구 방식이 맞는지."

"경쟁이 아니야."

진우가 말했다.

"우리는 결국 하나가 돼야 해. 열두 명이."

"하나가 되려면 한쪽이 굽혀야 해. 진우야, 넌 내 밑으로 들어올래?"

"안 돼."

"그럼 나도 네 밑으로 못 들어가."

현석이 돌아섰다.

"다음에 만날 때는... 적으로 만날 수도 있어. 각오해."

"현석아!"

진우가 불렀지만, 현석은 돌아보지 않았다.

용의 팀은 떠났다.

진우의 팀만 남았다.

"이제... 어떻게 되는 거예요?"

소희가 불안하게 물었다.

"모르겠어요."

진우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길을 가야 해요."

"싸워야 하는 거예요? 현석 씨 팀이랑?"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요."

하지만 진우는 알고 있었다.

언젠가는 부딪칠 거라고.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그날 밤.

진우는 한강변을 혼자 걸었다.

마음이 무거웠다. 현석과의 대화가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정말... 우리는 적이 되는 걸까?'

그때 누군가 다가왔다.

소희였다.

"오빠."

"소희야? 왜 안 자?"

"오빠 걱정돼서요."

소희가 진우 옆에 섰다.

"괜찮아요?"

"...솔직히 괜찮지 않아."

진우가 인정했다.

"현석이는 내 가장 오랜 친구였어. 어릴 때부터 함께했던. 그런데 이제는... 다른 길을 가고 있어."

"아직 늦지 않았어요."

소희가 말했다.

"사람은 변할 수 있어요. 현석 오빠도 마음을 바꿀 수 있어요."

"그럴까?"

"네. 저는 믿어요. 모두의 마음속에는 선함이 있어요. 그걸 깨우기만 하면 돼요."

소희의 말에 진우는 조금 위로를 받았다.

"고마워, 소희야."

"천만에요. 그리고 오빠."

"응?"

"혼자가 아니에요. 우리가 있잖아요. 저희 여섯 명이."

소희가 환하게 웃었다.

진우도 웃었다.

'맞아. 나는 혼자가 아니야.'

같은 시각, 현석의 사무실.

현석은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현석 씨."

미연이 들어왔다.

"괜찮으세요?"

"응."

"진우 씨와... 결별하신 거예요?"

"결별이라기보다는... 각자의 길을 가는 거지."

현석이 돌아섰다.

"미연, 미래에서 뭐 봤어? 우리가 이길까?"

미연은 잠시 망설였다.

"...여러 가능성이 있어요. 어떤 미래에서는 현석 씨가 이기고, 어떤 미래에서는 진우 씨가 이겨요."

"그리고?"

"어떤 미래에서는... 둘 다 져요."

"무슨 말이야?"

"열두 명이 싸우다가... 모두 파멸하는 미래도 있어요. 태극진이 완전히 붕괴하고, 세상이 끝나는."

현석은 침묵했다.

"하지만!"

미연이 급히 말했다.

"좋은 미래도 있어요. 열두 명이 하나가 되는. 그 미래에서는... 세상이 구원받아요."

"하나가 되려면?"

"...한쪽이 양보해야 해요. 아니면 둘 다 양보하고, 새로운 길을 찾거나."

현석은 고개를 저었다.

"나는 양보 못 해. 내 길이 맞다고 확신하니까."

"그럼..."

"진우가 양보하길 바랄 뿐이지."

미연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진우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두 사람 모두 너무 강하고, 너무 확신에 차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파멸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며칠 후.

세상에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서울 강남에서 갑자기 폭동이 일어났다. 수천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파괴와 약탈을 시작했다.

현석의 팀이 나섰다.

"진압한다!"

현석이 명령했다.

용의 기운이 폭발했다. 황금빛 파동이 군중을 덮쳤다. 사람들이 바닥에 쓰러졌다. 힘으로 제압당한 것이었다.

준희(닭)가 노래를 불렀다. 그녀의 목소리가 사람들의 마음을 진정시켰다. 하지만 동시에... 통제했다.

민수(개)와 상우(쥐)가 폭도들을 체포했다.

질서가 회복되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자유도 억압당했다.

같은 시각, 서울 은평구.

또 다른 폭동이 일어났다.

진우의 팀이 나섰다.

"대화합시다!"

진우가 외쳤다.

호랑이의 기운이 퍼졌다. 하지만 현석의 황금빛과는 달랐다. 진우의 흰빛은 위압적이지 않았다. 따뜻하고, 포용적이었다.

소희(돼지)가 사람들 사이로 들어갔다. 평화의 기운을 퍼뜨렸다.

현아(양)가 부상자들을 치유했다.

지영(토끼)이 폭도들과 경찰 사이를 중재했다.

혼란이 진정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더 걸렸다.

뉴스는 두 사건을 비교 보도했다.

<강남 폭동, 즉각 진압... 하지만 과잉 진압 논란> <은평구 폭동, 평화적 해결... 하지만 초기 대응 늦어>

사람들의 의견이 갈렸다.

"강력한 진압이 필요해! 폭도들한테 대화가 통해?" "아니야, 사람을 다치게 하면 안 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지."

"현석 팀이 더 효율적이야." "진우 팀이 더 인간적이야."

세상은 둘로 나뉘기 시작했다.

현석을 지지하는 사람들. 진우를 지지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 분열이... 균열을 더 크게 만들고 있었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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