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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담 Feb 20. 2016

Good bye to Ipod

3 교토시 게스트하우스에 떼어놓고 오다




난바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었다


짙은 원목과 누런 코튼이 많이 쓰인,

세월이 따뜻하게 묻은 공간이었다


아침 일찍 토스트 하나에 립톤 한 잔을 얻어마시고

교토로 향하기 위해 나섰다


Ipod을 두고 온 걸 깨달은 건

교토행 열차 안에서였다


Ipod Classic 80gb

고등학교 시절 가장 큰 용량의 mp3를 골라 산 것이었다.


뒤죽박죽 넣어진 앨범 표지는 몇번안가 정리를 시도하다 번번히 실패했다

우주 쓰레기가 뒤섞인것 같은 공간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그때 그때 음악을 찾아냈다.


간혹 내가 노래 좀 듣는단 소식을 듣고 아이팟을 빌려간 아이들에게

정리좀 하라며 잔소리를 듣는 일도 있었다


당연히 난 내 Ipod이 좋았다


이기적일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모두에게 좋은 것  to 나만의 무언가

로 만다는 다소 변태적인 일탈의 기쁨을 나는 즐겼다.(그리고 어쩌면 지금도)


아무튼 그 ipod을 다시 찾으러 노력하진 않았다

누군가 그 기기를 주어서 그 뒤죽박죽에 적응한 것이었으면 좋겠다

아니면 그 엉망진창을 길들여 사용중이었으면.


그런 상상을 가끔 내 기억속 야채칸에서 꺼내며

위안을 얻곤 한다.





13년의 너, 어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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