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쯤인가.
한창 경력단절의 가도를 달리고 있던 그때.
소비만 하는 인간 잉여인간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떨치려고
무료 강좌에 참 많이도 참여했었다.
3년간 총 10여 개의 강좌.
그중 로컬에디터 수업에서
블로그 개설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나와 띠동갑정도 나이가 많으신 반장님이
컴퓨터에 약한 파워 E였다.
수강생들을 찾아다니시며 블로그를 어찌어찌 오픈하더니,
글을 너무나도 쉽게 써서 올리기 시작했다.
식당에 가면 사진 퀄리티에 연연하지 않고 사진을 찍은 후
떠오르는 대로 글을 쓰고 업로드. 업로드. 업로드.
나는 글 하나 쓰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었다.
자료조사도 해야 하고, 맞춤법도 봐야 하고
사진 수평도 봐야 하고..
마지막 수업 과제는 다 같이 동래시장을 방문한 후
각자의 블로그에 포스팅하기였다.
반장님은 동래시장의 맛있는 음식들을 찍었고,
나는 동래 시장 근처의 유적지를 주제로 정했다.
동래부 동헌, 만세거리, 송공단, 박차정의사 생가.
강의실로 돌아와 나는 열심히 유적지 관련 역사를 챙겨보고,
반장님은 열심히 사진을 올리고
자신의 느낌을 적어가기 시작했다.
다들 포스팅을 완성했고, 반장님이 내 글을 보고 말했다.
"글 하나 쓰는 게 이래 어려우면 계속 못할 낀데."
이 말을 들으니 마음속에 조금의 반발심이 들었다.
'나는 글 하나에도 영혼을 담아 정성스레 쓰고 싶단 말이다!'
그 후 종강하고 몇 개월이 흘러서.
나는 글 하나 쓰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들어 포기하고.
반장님은 일상에 관련된 주제로 1일 1 포스팅하더니,
글 쓰는 것도 귀찮다시며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더니,
어느 날 보니 연예인들과 사진을 찍고 계셨다.
참, 부끄러웠다.
반장님의 말에 발끈했던 내 마음이 너무 부끄러웠다.
시대를 앞서가 부자가 된 분들의 강의를 종종 본다.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풀 때,
청강자가 늘 하는 질문.
"이렇게 다 공개하셔도 돼요?"
그러면 강연자가 말한다.
"다 공개해도 따라 하는 사람 별로 없어요."
온 마음을 다해 내가 되고자 하는 모습을 그리면
그것을 형상화할 수 있도록 온 우주가 돕는다고 했다.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내가 되고자 하는 모습을 그려야 하는 게 관건.
그동안 많은 부자들이 체험한
'부자 되는 방법'을 수없이 들었음에도
몇 번 실천하다 보면 기어코 찾아오는 의구심에 포기했었다.
이제는, 정말 끝까지 해보려고.
온 우주가 도와주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강력하게 내가 원하는 모습을 그리고 실천해 보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