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처럼 요가수업을 준비하던 날이었다.
여느 때처럼 수업 전 수강생과 강사의 스몰토크가 이어지고.
한 60대 중반쯤 돼 보이는 수강생께서 말을 이어갔다.
애 키울 때는 얘들이 빨리 컸으면 싶었지.
빨리빨리 졸업해서 출가하면 나도 좀 쉬겠다 싶었다니까.
근데, 애들이 크는 것만 봤지 내 늙는 건 몰랐던 거라.
이제는 애들도 내랑 안 놀아주니까, 맨날 숙제처럼 여기 오는 거거든.
내 마음이 딱 이런데.
한 달이 빨리 후딱 지나서 월급을 받으면 좋겠고,
반년이 후딱 지나서 명절연휴가 오면 좋겠고,
3년이 후딱 지나서 애들이 중학교에 가면 좋겠고,
그렇게 10년이 후딱 지나서 애들은 독립하고 나는 은퇴하고..
그분 말을 듣고 보니,
나의 어리석음에 얼굴이 후끈거렸다.
일 하고 들어오면 내 하루 과업은 다 한 마냥
집안일하고 맥주나 마셨던 수많은 나날들.
이렇게 시간을 보내면서도 은퇴 후 좀 더 나은 삶을 기대했던 어리석음.
나는 지금 인생의 체감 속도 40km의 중간에 서있고,
몇 년 후면 50km를 느끼는 나이가 된다.
다짐하자.
좀 더 열심히 살아야 된다.
생업만이 인생의 과업은 아니다.
짜투리 시간에 생산적인 일들을 찾아서 해보자.
이제라도 알게 되어 감사하다고 늘 생각하자.